"IMF 때보다 더 심각"…시멘트·철근 생산 '곤두박질'[승부
뉴시스
2025.04.20 07:02
수정 : 2025.04.20 07:02기사원문
건설경기 침체에 후방 산업도 '휘청' 철근 생산량, 25% 감소…재고는 51% 급증 페가수스 토토 내수 출하량, 최근 5년간 가장 적어 레미콘 가동률, IMF 때보다 낮은 17.4%
주택 착공 물량이 줄면서 건설자재 생산량은 급감했고, 재고는 쌓이고 있다. 건자재 업계에서는 "IMF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경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이어져 온 건설경기 침체로 주택공급 선행 지표인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감소하고 있다.
올해 착공 물량도 전년 대비 40% 가까이 줄었다. 국토부가 발표한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2만24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4069가구) 대비 40.6% 감소했다.
착공 물량의 감소는 건자재 생산량 감소와 재고량 급증으로 이어졌다.
골조 공사에 사용하는 철근 생산량은 3년 전과 비교해 25% 줄었고, 재고는 51% 늘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1년 철근 생산량은 1041만4000톤(t)에서 지난해 779만7000t으로 감소했고, 재고는 같은 기간 35만8000t에서 54만2000t으로 증가했다.
핵심 건자재인 페가수스 토토는 수요가 줄면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레미콘 공장 가동률도 역대 최저인 17%로 내려앉았다.
한국페가수스 토토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페가수스 토토 내수(출하) 실적은 445만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91만t) 대비 24.8% 급감한 것으로 최근 5년간(1~2월 기준) 내수 판매 중 가장 낮은 실적이다.
페가수스 토토 업계는 올해 내수 출하량을 4000만t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4000만t 출하를 위해서는 1~2월 최소 500만t대의 출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도 나온다.
페가수스 토토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치솟으면서 국제 유연탄 가격 하락 등 원가 절감요인도 모두 희석된 상황"이라며 "건설경기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극심한 수요절벽이 야기하는 경영위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레미콘 업계 역시 수요 감소로 가동률이 IMF 당시보다 낮아졌다. 올해 들어서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건설사가 늘면서 매출채권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레미콘 생산량은 건설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레미콘 연간 생산량은 2022년 1억4134만㎥에서 2023년 1억3583㎥, 2024년에는 1억1200㎥로 줄었다. 가동률은 2023년 21.4%에서 2024년 17.4%로 떨어졌다. 이는 1998년 IMF 당시 가동률(29.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시공 능력 평가 50∼70위권의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매출채권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나다 보니 대금이 물리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며 "현장에서 대금 지급이 지연된다거나, 자금 사정이 어렵다는 얘기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미콘 업체들은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변동 사항이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현황 등을 모니터링하며 채권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자금 사정이 악화된 건설사의 경우 거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중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자금이 묶여 버리는 상황이라 물품 대금을 변제받지 못하면 자금 경색이 초래된다"며 "영세한 업체의 경우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용이하게 받을 수 있는 조건도 안 되다 보니 자금 경색이 생기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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