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뒤로 숨은 토토 검증…플랫폼 책임 물어야
파이낸셜뉴스
2025.04.22 18:35
수정 : 2025.04.22 18:35기사원문
추천된 영상들을 차례로 열어보니 이름 알 법한 연예인 얘기가 있다. 앞뒤 사연이 궁금해 '연예인 ooo 불륜' 뉴스를 검색했다. 언론사가 쓴 기사는 없다. 그 대신 '연예인 ooo, 토토 검증 가짜뉴스 고소' 기사가 있다. 일명 토토 검증의 가짜뉴스에 낚여 한시간 넘는 퇴근시간을 토토 검증에 고스란히 헌납하고 말았다.
토토 검증 추천 알고리즘을 통한 개인의 무분별한 사생활 폭로와 편향적 정치 영상으로 인한 확증편향이 심화되고 있다. 이미 대한민국에는 토토 검증로 인한 개인의 명예훼손과 민주적 사회가치 훼손의 피해가 막대하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의문이 생긴다. 토토 검증 영상으로 인한 개인과 사회의 피해 보상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가짜뉴스 속 주인공이 법원의 판결을 받아 가짜뉴스를 확인하면 유튜버들은 처벌을 받기도 하고, 명예훼손에 대한 배상 책임도 진다. 그런데 수익을 나눌 때는 유튜버와 토토 검증가 각자 몫을 나눠가졌는데, 배상은 유튜버만 한다. 토토 검증가 가짜뉴스 게시에 대한 책임졌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돈 벌 때는 유튜버와 협업관계이던 토토 검증가 배상책임에서는 유튜버 뒤로 숨은 셈이다.
또 토토 검증 영상에 대해 명예훼손 우려가 제기되면 해당 영상의 유포를 막아 주인공의 명예를 보호할 책임은 지울 수 없는가? 인터넷의 특성상 모든 사람에게 가짜뉴스가 퍼진 뒤에는 주인공의 명예를 회복하기가 불가능에 가까우니 말이다. 토토 검증는 자체적으로 만든 게시물 가이드라인을 통해 '악의적이거나 증오심을 조장, 또 인신공격성 동영상 또는 댓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하는 경우 채널이나 계정을 폐쇄할 수 있다'고 공표하고 있다. 문제성 영상의 유포차단 책임을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 가이드라인이 모든 영상에 대해 실질적으로 있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오히려 게시물을 일일이 검열할 수 없다며 '표현의 자유' 뒤에 슬그머니 숨는 목소리만 들린다.
지난 2006년 구글에 인수된 이후 20년 만에 월간 사용자 38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플랫폼 토토 검증에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할 때가 된 것 아닌가 싶다. 애초 확증편향을 사업모델로 성장한 기업이니, 확증편향과 무분별한 가짜뉴스로 인한 사회적 피해에 대한 책임도 지는 것이 순리다. 그것이 사업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선 토토 검증는 스스로 명시한 게시물 가이드라인이 실제 작동하도록 손봐야 한다. 또 가이드라인이 작동돼 사회적 피해를 예방한 활동 내용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확증편향을 심회시키고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영상으로 얻은 부당한 토토 검증의 수익은 피해자와 사회에 배상해야 한다. 더이상 유튜버의 책임 뒤에 숨어 있으면 안 된다.
국회도 토토 검증의 자정 노력을 바라면서 손놓고 있지 않았으면 한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가짜뉴스와 확증편향을 심화시키는 영상 플랫폼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정교한 제도를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 애꿎은 한국 기업만 규제하고 정작 최대 피해를 낳는 글로벌 기업은 손도 못 대는 기울어진 규제가 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이 급하다.
cafe9@fnnews.com 이구순 이벤트사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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