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미스’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배현진 의원을 두고 한 발언이 성차별 논란에 휩싸이며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스마일 토토을 방문해 스마일 토토 상인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송파을 지역구 의원인 배 의원도 동행했다. 김 후보는 경기 불황을 호소하는 상인들에게 스마일 토토 홍보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스마일 토토에도 홍보대사가 한 분 계시면 홍보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보니 여러 지역을 다녀도 나는 안 보고 배현진 의원만 많이 보는데 총연합 홍보대사로 배 의원이 약속 좀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배 의원이 웃으며 "아예 저야 시키시면"이라고 했고, 김 후보는 "그럼 오늘 배 의원이 가락스마일 토토 상인 총연합회 홍보대사님으로 (임명됐다)"며 박수쳤다.
김 후보는 "배 의원을 '미스 가락스마일 토토'으로 뽑아서 가락스마일 토토 홍보대사 임명장도 줘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권위적이고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발언이라는 논란이 확산됐다.
국회의원인 공직자에게 외모가 부각되는 “미스 가락스마일 토토”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구시대적이라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국민의힘에선 다선 여성 국회의원도 ‘미스 가락스마일 토토’ 취급을 받는다”, “이 시대에 여성 국회의원한테 미스 어쩌고 하는 인식이라니 참담하다”, “여성에 대한 의식 자체가 너무 낮다”, “의견이나 조율 따윈 없이 죄다 떠넘기고 임명하면 끝인가 보다”, “소녀시대 쭉쭉빵빵, 춘향이 X먹으려고..막말이 아주 일상”, “그렇게 비판을 받고도 변한 게 없네” 등 지적했다.
민주당 "여성을 장식품처럼 여기는 여성관" 비판
더불어민주당도 "지금 봉건시대를 살고 있느냐"며 김 후보를 비판했다.
한민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문수 후보가 망언 본색을 감추지 못하고 유세 첫날부터 또 망언해댔다. 유세 현장에 동석한 배현진 의원을 '미스 가락스마일 토토'으로 임명하겠다는 망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변인은 "김 후보는 당의 여성 의원을 장식품으로 여기느냐"며 "김 후보의 망언은 여성을 장식품처럼 여기는 차별적 여성관이 몸에 배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후보는 지금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느냐. 이 정도면 김 후보가 여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차별적 인식은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통령 선거를 망언으로 망칠 작정이 아니라면 즉각 사과하고 언행을 자중하기 바란다. 아울러 성평등 인식을 재정립하고 국민 앞에 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후보는 과거에도 성차별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18년 자유한국당 서울스마일 토토 후보 출마 당시에는 “아름다운 여성이 전혀 화장도 안 하고 씻지도 않고 산다? 이거 안 되잖아요. 매일 씻고 다듬고 또 피트니스도 하고 이래가지고 자기를 다듬어 줘야 돼요”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또 당시 후보 토론회에서 “(동성애는) 담배 피우는 것보다 훨씬 더 인체에 유해하고 한 번 맛을 들이면 끊을 수 없다”, “동성애는 에이즈 감염과 출산에 문제가 있다” 등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혐오 발언을 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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