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위한 골든타임은 코앞인데 정치권 싸움은 산으로 가는 형국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9일 추경과 관련하여 "정부와 국회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한다. 민생 앞에서는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합의를 촉구한 이유다.

추경 처리 일정에 대해선 일단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다. 다음 달 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토토 커뮤니티을 심의 의결하는 방안이다. 이어 당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통과시키자는 것이다. 이렇게 일사천리로 일정을 짠 이유는 조기대선을 고려해서다. 이 기간 내에 토토 커뮤니티이 통과되지 못하면 사실상 추경을 밀어붙이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대선 이슈가 앞으로 한달간 모든 이슈를 삼켜버리고 의원들도 각당 후보의 선거 캠페인에 휩쓸리면서 국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조기대선 일정을 감안해 추경 처리는 일사천리로 끝을 내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추경의 규모와 용처를 둘러싼 샅바싸움이 끝이 없다. 정치권에 양보와 타협이라는 정신이 실종된 것인가. 국민들이 바라볼 땐 국회 본연의 정무적 감각과 정책 의사결정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국회는 추경을 시급히 처리한다는 입장에서 유연한 접근을 해야 한다. 우선 추경 규모에 대한 논쟁은 시간적으로 더 이상 무의미하다. 오히려 충분한 타협의 접점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소 15조원대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재정건전성을 감안해 12조원으로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그런데 당초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토토 커뮤니티을 짰다가 민주당의 증액 요구에 따라 12조원으로 늘려 토토 커뮤니티을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이 주장해온 슈퍼추경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최소 2조원 증액으로 협상의 길을 열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추경 규모에 대한 논쟁을 이런 수준에서 갈음한다면, 그다음엔 용처에 대한 논쟁이 남아 있다. 용처 관련 최대 쟁점은 지역화폐 발행에 관한 건이다. 그런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28일 전체회의에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1조원을 신규 반영한 토토 커뮤니티을 민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했다. 지역화폐의 효과성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는데 무리하게 토토 커뮤니티에 반영할 필요가 있는지 묻고 싶다. 대선을 앞두고 추경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 지역화폐를 무리하게 반영해 혼선을 줄 필요가 있는가.

추경을 둘러싼 논쟁은 지난해부터 수개월이나 흘렀다. 이쯤 되면 신속한 합의로 마무리하는 것도 정치적 실력이다.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로 3분기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는데 추경 집행은커녕 통과 과정에서 제자리걸음만 계속하고 있다. 1·4분기에 반영되지 못한 추경 효과가 2·4분기에 반영될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그런 점에서 국회내 정파 모두가 추경을 미룬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토토 커뮤니티은 조기대선을 앞둔 국회가 처리하게 될 마지막 임무가 될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증액과 용처를 두고 끝없는 공방을 벌일 때가 아니다. 이제는 추경의 효과성과 집행 속도에 중점을 둬야 할 시점이다. 양보와 타협으로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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